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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
기사 작성일 : 10-02-19 21: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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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밴쿠버 교민지의 기자이지만 한국 홍보관이 세워진다는 말만 들었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무슨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지 알지 못한다. 일부 교민사회와 초대된 외국인 인사들에게만 공개된 개관식도 말로만
전해 들었을 뿐이다. 뒤늦게 연락은 받았지만 흥이 가라앉은 상태이기도 하거니와 교민의 알 권리는 무시한
처사에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한국 홍보관이 차차기 동계 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위해 IOC 위원들을 은밀히 초대해 물밑작업을 하는 장소인지는 모르지만 그리하기에는 특급 호텔의 펜트하우스가
더 어울리지 한국관은 뭐 하러 만드나! 말이다. 코리아하우스를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는 한국을 알리는 어떠한 흥미로운 것들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심심하다는 것. 한국적이라면 무엇이든 (고전이든 현대든) 목말라 찾는 교민들이 한 얘기이니 볼 게 없긴 없는 모양이다. 게다가
운영 자체도 분산되어 있어 그곳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이 사람은 이렇게 하라고 해서 이리하면 누가 이리하라고 했느냐며 저리 하라 해 저리 하는
등 같은 일을 번복하여야 했다. 올림픽 취재를 위해 한국에서 온 많은 기자 그리고 그들을 위해 온 대한 체육회 홍보 담당자들도 한국에서
온 기자들만 챙기지 교민지 기자들은 관심이 없다. 교민지의 한 기자는 씩씩대며 “전화통 잡고 십여 분을
싸우다시피 했다.”며 대한 체육회홍보 담당자의 비 협조에 분개해 했다.
밴쿠버 현지 올림픽 뉴스는 캐나다 위주이고 한국에서는 많은 인원의 소식을 접하고 있으니 교민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은 소식을 접하려면
대한 체육회홍보 담당자야말로 교민지와 밀접하게 접촉해야 할 것이다. 밀접하게는 내 욕심이고 내부 소식만이라도
이메일로 보내 주기만 해도 된다. 나도 지난주 대한체육회홍보 담당자 박모씨와 전화 통화를 하고는 마음을
진정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앞서 말한 태극기의 일도 그렇다. 몇몇 교민지에 기사가
나가자 교민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해 불평을 한 모양이다. 미안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런 말들은 쓰지 않는 모양이다. 이민자들의
삶은 밴쿠버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든 같다. 열심히 살고 바쁜 가운데 한국어 교실, 무용, 국악, 연극, 음악 등 한국의 문화를 잊지 않으려고 힘쓴다. 2년 전 쿠바의 3개 도시를 돌며 한민족을 취재한 적이 있다. 거의 노예로 살다시피
한 이들이 쿠바로 이주한 지 15일 만에 세운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한국어학교이다. 이민자들에게 한국은 그렇다. 이 기회에 한국(우리는 고국)에서 온 손님을 잘 맞이하고 우리 아이들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자부하게 하고 더 중요하게는 우리 아이들이
한국의 진정한 문화를 직접 경험할 좋은 기회로 삼을 양으로 자원봉사를 하도록 했다. 이곳에서 가장 큰
선물은 시간을 내어 주는 일이다. 자신의 일도 접고 고 학력자가 (여기는
식당의 웨이터나 웨이트리스도 거의 대학생들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학비를 자신들이 일해서 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이 고향에서 온 손님들을 돕기 위해 (학비를 벌어야 할) 시간을 내어 주었다. 그들이 자원봉사자 들이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은 고사하고 고국을
향한 애국심에 찬물을 끼얹어서야 하겠는가? 나는 괜찮다. 한국에서
쓴맛 단맛 경험을 다 하였으니까. 하지만 나의 아이들에게는- ‘한국은
깊은 문화를 지닌 나라’라고 알고 있는-안 된다. 앞으로 어떤 행사이든 교민의 도움이 필요 없는가? 그럼
말하라. 그러면 행사가 있는 어느 도시이든 그 도시의 교민지와 교민들에게 밴쿠버의 교훈을 일일이 알려 <한국은 이제 전 세계 교민들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절대로 도움을 주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내 앞으로 남은 인생의 업으로 삼겠다. 북새통의 한국에서
군대에서도 사회에서도 살아남은 나이다. 못할 것 같은가? 그럼
말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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